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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데이터를 자연이 보내는 신호와 패턴으로 바라보기

자연은 미세먼지를 통해 우리에게 무엇을 얘기하고 싶을까?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시오. 빛이 꺼져감에 분노하고 또 분노하시오.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먼지로 뒤덮힌 지구 장면 - 영화 <인터스텔라> 中
먼지로 뒤덮힌 지구 장면 - 영화 <인터스텔라> 中
먼지 구름을 바라보는 사람들 - 영화 <인터스텔라> 中
먼지 구름을 바라보는 사람들 - 영화 <인터스텔라> 中

영화 <인터스텔라> 속 지구는 먼지 구름에 뒤덮여 생명체가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으로 나타난다. 이로 인해 많은 작물들이 병충해로 죽고, 인간들은 각종 기관지 질환에 시달린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 지구가 자신들을 버렸다며 체념하고, 이대로 살다가 죽기를 기다린다.

주인공 쿠퍼와 동료들은 자기 자식과 가족, 그리고 인류를 구하기 위해 다른 지구를 찾아 나서는 여정을 떠난다. 결국, 쿠퍼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중력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했고, 그를 성간 우주로 이끌었고, 또 딸 머피가 말하는 유령(다른 차원의 존재)으로 다가와 중력 방정식을 풀 수 있는 데이터를 전달했다.

영화는 딜런 토머스의 시 문구를 인용해 우리에게 현재에 순응하지 말고, 자신을 속이지 말라고 한다. 저항하고 부딪히고 분노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미세먼지가 가득한 서울 하늘
미세먼지가 가득한 서울 하늘
마스크를 쓴 서울 시민들의 모습
마스크를 쓴 서울 시민들의 모습

매일 미세먼지를 마주하는 우리도 나름대로 여러가지 노력을 해왔다. 예를 들어 측정 수치를 바탕으로 미세먼지가 얼마나 심한가, 그 원인이 무엇인가 등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식이다.

하지만 인간 편의를 위해 측정하는 데이터가 아니라, 영화 <인터스텔라>처럼 자연이 현상을 통해 계속해서 데이터를 보내고 있다고 바라본다면 어떨까? 자연 현상을 측정하고 소비하는 입장이 아니라 제공자로서 바라본다면 어떤 방식으로, 어떤 신호로 보내고 있을까? 미세먼지 데이터를 통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 할까?

데이터를 신호로 바라보기

비트에서 존재로 (It from bit) - 제임스 글릭, 인포메이션

우주 모든 물질은 비트(bit), 즉 원자와 진공의 합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비트(bit)는 전산에서 정보의 최소 단위로 사용되며, 우리는 이를 0과 1로 표현한다. 모든 수는 물론 텍스트, 이미지, 그리고 영상도 비트로 연산, 저장, 그리고 통신된다. 이런 관점에서 데이터를 비트(bit)로 표현해본다면 인간의 관습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보다 본질에 가까이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게 됐다.

관습에 의해 달고, 관습에 의해 쓰며, 관습에 의해 뜨겁고, 관습에 의해 차갑다. 색깔 역시 관습에 의한 것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원자와 진공 뿐이다. - 데모크리토스

이제 미세먼지 데이터를 보자. 우리가 심한 정도를 판단할 때 사용하는 미세먼지 수치는 공간 내 입자 밀도(㎍/㎥)로 측정한다. 기존 시각으로 바라봤던 미세먼지 수치를 이제 비트(bit)로 바라본다면 어떨까. 어떤 신호가 있지 않을까? 어쩌면 색다른 관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시각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영화 <인터스텔라> 속 주인공 쿠퍼가 딸 머피에게 정보를 어떻게 비트(bit) 신호로 전달하는가를 살펴봤다. 머피가 유령이라 여기던 다른 차원의 쿠퍼 자신은 머피에게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시도를 했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장면이 중력을 이용해 책장에서 책을 낙하시키는 장면이다. 머피는 이를 수상하게 여기고 결국 ‘STAY’라는 메시지를 읽어냈다.

쿠퍼가 떨어진 책을 바라보는 장면 - 영화 <인터스텔라> 中
쿠퍼가 떨어진 책을 바라보는 장면 - 영화 <인터스텔라> 中
머피가 모스 코드를 해독하는 장면 - 영화 <인터스텔라> 中
머피가 모스 코드를 해독하는 장면 - 영화 <인터스텔라> 中

나는 다른 장면 중 먼지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 먼지가 결을 이루며 쌓여 있는 장면에서 힌트를 얻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신호를 전달한 것인지는 영화에선 나오지 않으나, 아래 그림과 같이 0과 1을 어떤 시각적 패턴으로 만들어 전달했음을 알 수 있다.

쿠퍼가 방에 쌓인 먼지를 바라보는 장면 - 영화 <인터스텔라> 中
쿠퍼가 방에 쌓인 먼지를 바라보는 장면 - 영화 <인터스텔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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